인공지능 과제 수행 프로젝트
개요
팬데믹을 거치며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을 둘러싼 다수의 매체가 물리적 현실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이주했다. 특히 디지털 매체 안에서의 이미지 생산과 유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Midjourney와 같은 인공지능이 이미지 창작에서부터 점차 복잡한 레이아웃까지 효율적이고 빠르게 수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정교한 작업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 겨우 시작이다. 인공지능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디자인의 주체적 수행자로 역할 할 날이 머지않다. 이 프로젝트는 인공지능이 디자인을 수행하는 프로세스 안에서 어떻게 작업 수행자로서의 능동성과 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그 역량을 탐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에게 일련의 디자인 과제를 부여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과 결과를 모니터링 하고, 그 프로세스에 함께 개입하면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의사결정이 인공지능의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대로 인공지능의 의사결정이 인간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했다. 이로써 인공지능과 인간의 상호 능동성과 주체성이 어떻게 서로 만나 정교한 협업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 잠재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선행 연구와 목표 설정
기본적으로 현재 상용화되어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탐색하고, 그 사용법(대화법)을 익혔다. 선행 문헌연구와 사례 수집을 통해 언어기반 인공지능인 Chat GPT, Auto GPT와 이미지 기반 인공지능인 Midjourney, Stable Diffusion, DALL·E의 사용법을 익혔으며 본격적인 프로젝트 진행 전, 사전테스트를 해보았다. 이미지 기반 인공지능의 경우, 명령어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인 나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가지 않고서는 한정된 결과물만 도출해 내었고, 특히 원하는 결과물의 모습과 유사한 실질적 레퍼런스를 인공지능에게 직접 제시해서 학습시켜야만 제대로 된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내가 탐구하고 싶은 내용은 인공지능의 주체성이 핵심이므로 이미지 기반 인공지능을 프로젝트의 핵심 수행 주체로 설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언어기반 인공지능인 Chat GPT를 수행 주체로 설정하고, 과제를 부여해 일정한 결과물에 도달하도록 유도했다. 그 과정에서 Chat GPT가 디자인이라는 행위에의 주체성을 발휘할 여지를 주었다. 이 과정을 세분화하고, 각 지점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내용을 상세하게 아카이브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프로젝트 설계
처음에는 인공지능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실존하는 결과물을 선정하지 않고, 막연하게 창의적 결과물을 도출하도록 제안했다. 이렇게 하니 결과물의 진행 방향성이 명확해지지 않았고, 결과물의 완성 및 달성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며, 세분화하여 분석하기에 부적합해졌다. 따라서 실존하는 포스터인 길몸삶터 포스터로 설정해 달성할 과제로 부여했다. 길몸삶터 포스터를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 표현을 레이어 별로 배경색, 그래픽 이미지, 텍스트로 구분 지어 각 요소의 달성 요건을 구체화하기 좋았다. 둘째로, 길몸삶터 포스터의 제작 배경이 2022년이라는 동시대적 특성을 잘 내포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반영해 디자인된 포스터이기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최종 결과물이 어떤 방향성을 지녀야 하는지 도출해내기 적합한 대상이었다.↙
결론
인공지능 과제 수행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의 능동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종류의 과제가 수월하고 그 접근이 어떠해야 유리하며, 어디부터 어디까지 잘 수행해낼 수 있는지 구체적인 달성도를 유추해볼 수 있었다. 행위 주체로서 인간인 나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된 부분과, 유도를 넘어 직접적으로 요구해야 했던 부분은 이 프로젝트의 분명한 한계점으로 판단된다. 또 이 프로젝트는 한가지 대상만을 달성 과제로 선정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디자인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차근차근 해결될 것이다. 더불어 이 프로젝트가 디자이너에게 인공지능과 대화함으로써 협업하는 양상이라는 측면에서 디자인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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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나토 안토니오 베르타오·주재우, 「"알렉사, 색상 팔레트를 만들어줄 수 있어?"
지능형 디자인 비서와 자연어로 협업을 수행할 UX/UI 디자이너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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